동남아엔 휴양리조트가 많긴 하지만 필리핀의 엘니도만큼 세상의 때가 덜 묻은 곳도 드물다. 엘니도는 필리핀 남서부 팔라완 제도의 북쪽 끝에 위치한 바쿠잇 군도 일대를 일컫는다. 2억5000만년 된 석회암 절벽과 하얀 모래사장이 있는 작은 섬 45개로 이뤄져 있다. 한때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곳으로 ‘니도’는 스페인어로 ‘둥지’라는 뜻이다. 스페인 탐험가들이 이 섬을 발견했을 때 제비들이 높은 석회암 절벽 위에 둥지를 틀고 날아다니는 모습을 본 데서 유래했다. 엘니도는 과거 고급 휴양지였다. 신혼부부들이 수상방갈로 식으로 지어진 호화 리조트를 많이 찾았다. 하지만 지금은 해양 스포츠를 즐기려는 ‘가난한 배낭족’도 많다. 리조트 대신 작은 호텔에 머물며 알뜰하게 엘니도의 자연을 즐길 수 있다. 천혜의 자연과 더불어 현대적인 시설과 고급스러운 서비스를 원한다면 미니록(Minilock)과 라겐(Lagen) 섬에 위치한 엘니도 리조트가 제격이다. 미니록 리조트와 라겐 리조트의 차이를 한 마디로 하자면 ‘자연스러움 vs 세련됨’이라 하겠다. 엘니도 일대 섬 중 가장 뛰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해 1981년 제일 처음 들어선 리조트가 미니록이다. 높은 석회석 절벽이 아담한 해변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엘니도 일대 명소로 꼽히는 빅라군·스몰라군이 리조트에서 배로 5분 거리다. 1998년 문을 연 라겐 리조트는 현대적 시설을 자랑한다. 예쁜 해변 대신 바닷물을 끌어들인 넓은 수영장이 있다. ‘라겐’은 현지어로 돌로 된 스토브란 뜻으로 이곳은 기암절벽이 많고 숲이 우거져 미니록에 비해 웅장한 느낌이다. 한국에는 ‘엘니도=리조트’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지 않다. 스킨 스쿠버나 스노클링 등 해양 스포츠를 맘껏 싸게 즐기고 싶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사람은 엘니도 타운으로 발길을 돌려보자. 엘니도 타운은 엘니도 리오 공항에서 남서쪽 해변에 위치한 50~60가구 규모의 작은 마을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낯설지만 유럽 배낭여행족들 사이에는 이미 적잖이 입소문이 났다. 엘니도 타운을 찾은 대부분 관광객이 유럽 사람들이다. 타운에 가려면 리오 공항에 대기하는 트라이시클을 이용하면 된다. 요금은 120페소이며 15분 정도 걸린다. 엘니도에 가려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엘니도에 들어가는 국내선을 타야 한다. 엘니도와 아만폴로로 가는 전용 비행장인 마닐라 소리아노(Soriano) 공항에서 엘니도 리조트의 자회사인 ITI의 19인승 경비행기를 타거나 마닐라 국내선 공항에서 출발하는 동남아시아 항공(SEAIR)의 경비행기를 타면 된다. 시간은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며 운임은 왕복 25만원 안팎이다. ITI는 매일 오전, 오후 엘니도 직항편을 운행하고 SEAIR는 화, 목, 토요일 부수앙가를 경유하는 비행기를 띄운다. 엘니도에 들어가려면 예전에는 마닐라에서 하루를 묵어야 했지만 지난달 초 필리핀 항공(02-774-3581)이 인천~마닐라 오전 편을 신설하면서 하루 만에 엘니도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환율은 1페소에 20원, 100페소에 2000원 정도.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 늦다. 글 : 이인숙기자 출처 : [경향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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