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1 아일랜드 시골로 걸어가는 길 '아일랜드 윅로 웨이' 길 위에서 듣는 김광석은 위험하다. 이를테면, 이런 노래. “밤 늦은 여행길에 낯선 길 지나갈 때, 사랑은 떠났지만 추억이 살아올 때, 길가의 안개꽃이 너처럼 미소 지을 때….” 추억이 살아올 때 머리보다 몸의 반응이 빠르다. 머리가 지워버린 과거를 내 몸은 기억한다. 겨울 거리에서 내 손을 마주잡던 손가락의 온기를, 봄산 오르던 길에서 머뭇거리며 와 닿던 입술, 그 주름진 굴곡까지도. 짧은 사랑이 지나간 후의 긴 불면의 밤을 그의 노래에 기대어 건너오지 않은 이가 있을까. 어째서 모든 사랑은 첫사랑인 건지, 어째서 사랑의 상처에는 내성이 생기지 않는 건지 묻고 또 물었던 날들. 노래가 살려내는 먼 과거의 기억에 몸이 떨려온다면 아직 청춘인 걸까. 나는 지금 비 내리는 아일랜드에서 그의 노래에 젖고 있다.. 2008. 4.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