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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iz전략마케팅

프로세스 개선과 정보시스템 혁신

by 누피짱 2008. 9. 8.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은 정보시스템의 뒷받침없이는 제대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 프로세스 개선 노력과 정보시스템 혁신 노력이 조화를 이룰 때 효율성 제고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가능해 진다.

 

얼마전 신문지상에 발표된 외국의 모 컨설팅 회사의 보고서는 한국경제의 기적은 끝났다라는 표현으로 현재 직면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을 신랄하게 지적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낮은 비용을 무기로 하는 중국기업과 높은 효율을 무기로 하는 일본기업이라는 거대한 분쇄기 사이에 끼어 있는 호도같은 신세로 한국경제를 묘사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현상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들고 있다.  
 
기업경영에 있어서의 고비용 저효율은 결국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근본적인 개선 또는 혁신없이는 국경을 초월해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기업간 생존경쟁에서 결코 살아남을 수 없게 된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개선과 관련하여 간과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포인트는 문제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저효율에 있지 고비용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효율 향상에 걸맞지 않는 과도한 비용을 지출한다면 이는 경쟁력 제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경영의 현실은 과도한 비용지출에도 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보다는 이러한 고비용에 걸맞는 효율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고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이보다 더 높은 효율 즉 생산성을 향상시킨다면(고비용, 고효율)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개선의 관점은 고비용 관점이 아니라, 저효율 구조의 개선에 두어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제까지 많은 자원을 투입하여 노력하고 있는 각종 혁신노력들도 결국은 이러한 저효율 구조의 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저효율 구조의 개선이라는 관점에서 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성장해나가기 위한 경영혁신방법론에 대해 살펴보자 
 
BPR의 실패와 교훈 
 
저효율 구조의 개선을 위해 활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혁신방법론이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 BPR)이다. BPR 개념은 종전의 업무나 부서 중심의 경영사고에서 프로세스 중심 사고로의 전환을 통해 부가가치가 낮은 프로세스나 활동을 찾아내고, 이를 근본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써 많은 각광을 받아왔다.  
 
그러나 BPR이 도입된지도 여러해가 지난 오늘날에 와서는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BPR 프로젝트의 실패를 경험하거나, 혹은 BPR 자체의 무용론을 언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BPR 프로젝트가 실패하게 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프로세스 혁신과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의 효과적인 연계가 미흡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BPR과 같은 경영혁신활동의 추진으로 의식개혁이 이루어지고, 프로세스를 개선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하부구조, 특히 정보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못하다면 경영혁신활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게 된다. 프로세스내에 흐르고 있는 데이터와 정보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때에만 프로세스 개선의 실질적인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프로세스 혁신과 정보시스템 혁신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프로세스 혁신과 정보시스템 혁신을 효과적으로 연계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정보시스템의 관계 및 역할에 대한 새로운 개념 정립이 필요하게 된다.  
 
프로세스는 짧고, 데이터는 길다 
 
어떤 경영활동을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한다라고 할 경우, “누가”와 “어떻게”에 해당하는 프로세스는 환경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을"에 해당하는 기본적인 데이터는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실제로 기업경영활동에서 프로세스는 가변적이지만, 기업내에 흐르고 있는 데이터나 정보 자체는 상당히 안정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많은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급변하고 있는 경영환경 하에서는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안정적이지 못하며, 환경변화에 따라 늘 가변적일 수 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프로세스 혁신 노력을 프로세스적인 관점에서만 보게 되면 어떤 환경 하에서 최적인 프로세스를 설정하더라도 환경이 변하게 되면 그 프로세스를 다시 혁신해야 된다. 어떤 환경하에서도 최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프로세스는 없기 때문에 日新 日日新 又日新이라는 표현처럼 프로세스 혁신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세스 혁신이 정보기술이나 정보시스템과 효과적으로 연계되지 못한다면 프로세스의 개선효과를 채 느껴보기도 전에 또 다시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딜레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프로세스 혁신을 정보시스템 혁신과 연계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고객의 주문을 접수하는 프로세스를 생각해보자. 고객의 주문을 받는 방식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종전에는 영업사원이 직접 고객과 접촉하면서 주문을 받기도 하고, 혹은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해서 주문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최근에는 인터넷이나 PC통신 등을 활용한 주문접수가 가능해지고 있어 종전과는 전혀 다른 주문접수 프로세스가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경영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동일한 프로세스라 하더라도 프로세스를 구성하고 있는 활동들의 흐름은 달라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프로세스가 어떻게 달라지더라도 고객주문번호, 접수일자, 고객성명, 제품명, 납품일자 등과 같이 고객 주문 접수 프로세스로부터 얻어지는 데이터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어떤 프로세스의 개선은 그 프로세스를 구성하고 있는 업무활동들의 흐름과 이들로부터 생성되는 데이터들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이루어져야 한다. 즉, 프로세스 혁신과 정보시스템 혁신이 연계되어야 한다.  
 
정보시스템의 역할 변화 
 
프로세스 혁신과 정보시스템 혁신의 연계가 중요한 과제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정보시스템의 기업내 역할도 변화되고 있다. 이제까지 기업에서의 정보시스템은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업무활동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후선업무로 인식되어 왔었다. 그러나 급속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정보기술이 비즈니스에 여러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미치게 됨에 따라 정보기술의 효과적인 활용여부가 경쟁우위의 원천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제는 더이상 사업전략의 전개를 효과적으로 지원한다는 소극적인 개념이 아니라, 사업전략과의 연계를 통해 비전달성에 기여하는 적극적인 개념으로 변화되고 있는 것이다(<그림 1>참조).


예를 들어 보자. 지금까지 등장했던 수많은 정보기술 중 기업경영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고, 향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기술로 인터넷의 활용을 들 수 있다. 인터넷의 위력을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것은 최근 등장하고 있는 모든 정보기술 개념들이 인터넷의 웹 브라우저를 이용하려고 한다는 사실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의 등장은 기업내부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이나, 고객이나 공급업자들과 거래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증권업의 경우 인터넷 보급이 확대될 경우 자신의 투자내역을 확인하거나 거래를 할 때 증권회사의 직원을 통하지 않고 직접 인터넷 상에서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비즈니스 방식의 변화는 기업의 업무프로세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종전에는 환경변화에 따라 비즈니스 차원에서의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면 정보시스템에서는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정도의 작업만 진행시키면 되었다. 그러나 현재 혹은 앞으로 도래할 경영환경에서는 정보시스템 부서에서 자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보기술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러한 정보기술의 활용을 통해 자사의 비즈니스 방식이나 업무프로세스를 어떻게 개선하고 혁신할 것인가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출해야 하는 능동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것이다.  
 
정보시스템 혁신의 필요성 
 
정보시스템은 업무활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데이터들이 모여있는 데이터베이스와 이러한 데이터들을 업무처리활동과 연계시키는 응용프로그램, 그리고 데이터들과 응용프로그램을 현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연결시켜주는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다(<그림 2> 참조).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정보시스템은 데이터 관점에서 통합되어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업무상의 편의성에 따라 진화적으로 개발되어 왔기 때문에 매우 복잡한 환경을 이루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환경변화에 따라 프로세스가 변화될 때 마다 중복된 데이터들이 생성되고, 응용프로그램이 재개발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어 궁극적으로는 정보시스템의 효율적인 관리가 어려워지게 되고,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현업의 요구사항을 시의적절하게 반영시킬 수 없게 된다.  
 
특히 IT의 혁신적인 발전으로 기업의 비즈니스 형태가 나날이 새로워지고 있는 현실을 비추어 볼 때 통합되지 못한 복잡한 정보시스템 환경으로는 더이상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프로세스 개선을 위해서는 먼저 데이터 관점에서 통합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통합된 정보시스템의 구축이 과연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업무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정보전략계획(information stratgey plan)의 수립은 정보시스템과 사업전략을 효과적으로 연계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자세한 내용은 주간경제403호 정보와 전략과의 만남 참조).  
 
정보시스템 혁신의 방향성은 그 기업이 현재 어떤 업무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프로세스를 통해 생성되는 데이터가 무엇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나 정보시스템 혁신이 이루어진다고 해서 업무프로세스가 바람직한 모습으로 정립되는 것은 아니다.  
 
먼저 프로세스가 새롭게 정비된 이후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 구축이 진행되어야 하지만, 정보기술의 효과적 활용여부가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핵심성공요인(critical success factor)일 경우에는 그 반대로 정보기술의 도입활용을 위해 새로운 프로세스가 제안될 수도 있다. 결국 현업의 프로세스 혁신과 정보시스템 부서의 혁신노력이 조화롭게 진행되지 못한다면 경영혁신을 통한 경쟁력 제고는 불가능해진다고 할 수 있다.  
 
ERP와 BPR 
 
BPR 프로젝트의 실패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정보시스템 혁신과 관련하여 최근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경영자원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정보시스템이다. 이 경영자원관리시스템은 기업내의 모든 경영자원을 전사적으로 통합된 관점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패키지이다. SAP, Baan, Oracle 등의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들이 앞을 다투어 ERP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들이 ERP 패키지의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표 1> 참조).  
ERP 패키지는 소프트웨어 공급업체들이 전세계 주요 기업들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조사하여 표준적인 프로세스를 만든 다음, 그 프로세스에 기초한 응용프로그램(application software)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이다. 따라서 ERP 패키지를 도입하고자 할 때에는 필연적으로 자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ERP가 요구하는 프로세스와 일치하는 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만약 차이가 있을 경우에는 프로세스의 개선이나 BPR 프로젝트의 수행 등과 같은 조정(customization) 과정이 필요하게 된다. 실패를 거듭하던 BPR 프로젝트가 ERP의 등장으로 새롭게 주목을 끌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때문이다. ERP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선과 정보시스템 혁신을 동시에 추구하고자 하는 많은 기업들에게 있어서 ERP의 등장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있는 셈이다.  
 
ERP 도입의 성공조건 
 
ERP 패키지의 도입을 통해 성공적으로 프로세스 및 정보시스템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이슈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 ERP 도입의 목적을 명확히 해야한다. ERP는 소프트웨어 공급업체(ERP vendors)들이 나름대로 정의한 표준화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토대로 회계, 인사, 제조, 유통/물류 등 기업내의 전 프로세스를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ERP 도입과정에서의 조정(customization)과정에서 프로세스 개선이나 혁신 활동이 전사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정보시스템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일부를 교체 또는 개발하는 것과는 달리 ERP 도입 의사결정 자체가 전략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ERP 도입을 왜 하는지, 그리고 이로부터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지에 대한 공감대가 경영진 뿐만 아니라 조직내부의 모든 사람들사이에서 형성되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ERP 도입과정에서 겪게 되는 수많은 난관들이나 저항들을 제대로 이겨내기 힘들게 되며, 결국 ERP 도입이 실패할 수도 있게 된다.  
 
둘째, ERP 도입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ERP 패키지를 자체 개발할 것인지 아니면 상용화된 패키지를 구입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ERP 패키지를 자체개발할 것인가 아니면 상용화된 패키지를 구입할 것인가하는 의사결정은 결국 정보시스템의 아웃소싱(outsourcing) 전략과 연결된다. 최근에 선진업체들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를 보면 정보시스템과 관련한 기본적인 사상이나 내역, 논리적인 모델 등과 같이 정보시스템의 “머리”에 해당하는 부분만 자사가 보유하고, 정보시스템의 실제적인 개발이나 구축은 모두 외주업체를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이다. 물론 외주업체를 어느 수준까지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은 정보시스템이 경쟁우위 확보에 있어서 어느 정도 중요한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정보시스템의 “머리”만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면 물리적인 개발이나 구축은 외주업체를 활용하더라도 충분히 관리,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보면 ERP의 경우에도 많은 전산자원을 동원해가며 자체개발하기에는 부담해야할 리스크가 너무 크며, 상용화된 패키지들이 이미 시판되어 많은 업체들에 의해 검증되고 있기 때문에 ERP 도입이 필요하다면 자체개발보다는 상용화된 패키지를 구입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 ERP 패키지를 구입할 경우 어떤 제품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선정기준(selection criteria)을 명확히 하여야 한다. ERP 패키지의 선정을 위한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구입비용, ERP 패키지 자체의 기능·기술적 구조, ERP 공급업체의 서비스 능력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선정기준 중에서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ERP 패키지의 도입으로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이 수반되기 때문에 어떤 ERP 패키지가 자사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는 지에 대한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ERP 패키지를 도입할 때 외부 컨설팅 업체로부터 ERP 패키지가 요구하는 프로세스와 자사의 프로세스를 비교검토하여, 프로세스를 개선, 혁신하는 프로젝트를 실행하게 되는데, 이러한 조정과정의 투입비용이나 시간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최초에 ERP 패키지를 도입할 때부터 이러한 고려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상에서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과 정보시스템 혁신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라는 것을 살펴보았다. 경쟁우위확보를 위해서는 프로세스 혁신이 필요하며, 프로세스 혁신을 위해서는 반드시 정보시스템 혁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아무리 프로세스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더라도 정보기술의 활용을 통해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지 못한다면 프로세스 혁신의 기대효과는 감소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여 아무리 훌륭한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더라도 이를 활용하는 현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개선 또는 혁신되지 않는다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없게 될 것이다.  
 
* 사례 : Bell Atlantic사의 고객주문처리시스템

Bell Atlantic사는 고객주문 처리시스템을 구축하여 고객만족제고를 위한 프로세스 혁신의 원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Bell Atlantic사는 1980년대 초반까지 미국의 전화 서비스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Bell System이 분리되면서 형성된 여러개의 지역회사(regional Bell operation companies) 중의 하나로, 현재 델라웨어, 뉴저지, 메릴랜드 등지에서 약 1,600만명 고객을 대상으로 지역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업체이다. 이 회사는 call waiting, caller ID Delux, 가정 음성 우편 서비스 등 기본적인 전화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음성 및 데이터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1996년 통과된 미연방통신개혁법의 영향으로 치열한 경쟁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독점형태로 운영되던 종전과는 다른 새로운 영업방식의 전개가 필요하게 되었다. 특히 장거리 및 지역통신 시장에서 MCI 등과 같은 대형업체와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혁신적인 프로세스의 변화없이는 경쟁에서 승리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로 Bell Atlantic사가 고안해낸 것인 바로 고객 주문 처리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것이었다. 기존에는 고객이 요구하는 사항을 문서화한 다음, 이것을 기존 시스템에 입력하여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검색하거나 혹은 외부 서비스 제공업체에 문의하는 작업을 거치게 되어있었다. 이러한 프로세스가 진행되는 동안 고객은 기다려야 했다. 만약 고객의 요구사항이 입력되는 과정에 오류가 있거나 고객에게 제시된 상품이 불만족스러울 경우 다시 전화를 하거나, 기존 프로세스를 재가동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독점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던 시기에는 이러한 영업방식으로도 큰 문제가 없었다고 할 수 있지만, 경쟁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는 고객불만족이 늘어나게 되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이탈하게 되어 경쟁력을 상실하게 된다.  
 
이러한 위기상황에 직면하여 Bell Atlantic의 영업부서에서는 더 많은 상품을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판매하고 새로운 경쟁자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정보시스템을 활용한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소비자/소기업 서비스 사업부의 소그룹 사장인 고든은 동사의 정보시스템 부서와 협조 하에 SSNS(Sale Service Negotiation System)이라는 새로운 주문처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업사원들의 대고객 주문처리 프로세스를 혁신하였다.  
 
SSNS는 고객, 영업, 제품 정보 등에 관한 데이터 마트(data mart)를 구축한 다음, 이를 영업사원이 화면을 이용해 검색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고객과의 접촉 시 그들의 요구사항에 적합한 제품이나 서비스 기능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을 도입함으로써 다양한 기업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러한 정보시스템의 구축으로 영업사원의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었고, 고객 서비스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감시킬 수 있었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고, 한 번에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고든은 “지난 몇년 동안 우리 사업부의 매출이 약 30% 이상 증가하였으며, SSNS가 성장전략 추구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동사는 1993년에 소개된 SSNS에 1999년까지 약 1억 2,400만달러를 투자해 5억 6,000만달러를 절감하고, 총투자회수이익도 약 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SNS의 이러한 성공은 현업부서와 정보시스템 부서의 협조가 가장 핵심적인 요소였다.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서는 고객만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세스 개선이 필수적이라는 현업의 요구와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정보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는 정보시스템부서의 노력이 결합됨으로써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지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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