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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iz전략마케팅

'NHN과 다음의 격차는 1조원'...NHN, 다음에 완승?

by 누피짱 2008. 4. 22.

'1조3천600억원 대 3천200억원'

국내 인터넷 기업을 대표하는 양대 산맥인 NHN과 다음의 4월4일 기준 기업가치는 이렇다. 이날 기준으로 두 회사의 시가총액의 차이가 무려 1조원인 것. 다음이 NHN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NHN은 지난해 10월 코스닥 등록 기업 시가총액 1위에 올라선 이후 6개월만에 하나로텔레콤을 제치고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NHN은 그러나, 아직도 배가 고픈 모습이다.

반면, 다음은 작년 상반기부터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시총 12위로 오히려 몸집을 줄였다. 불과 1∼2년 전 코스닥의 대표주를 자처하던 다음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NHN를 피해 거래소로 가려던 계획도 라이코스가 발목을 잡으면서 당분간 어렵게 됐다.

현재 시장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국내 인터넷 업체들이 차별성 없는 경쟁의 악순환을 되풀이하면서 뒷걸음질치고 있는 사이, NHN은 이미 트랙을 한 바퀴 돌고 두 번째 바퀴의 반을 더 돈 셈이다.

NHN이 올해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이 다음의 시가총액과 맞먹는 3천억원이 넘는다는 점은 두 회사의 격차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NHN과 다음의 이같은 격차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단순히 코스닥의 기대심리만을 반영하는 주가에 따른 차이일까.

◆ 검색과 게임의 완승

NHN과 다음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 조짐을 보인 것은 지난 2003년 1분기가 끝나갈 무렵부터. 정치·경제적으로는 참여정부의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고 경기침체의 곡선이 가파른 시기와 맞물린다.

이 시기엔 인터넷 포털 업계에도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다.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담론(談論, discourse)의 변화'이다.

바로 검색과 게임을 핵심(Core) 비즈니스로 삼고 있던 NHN의 성장성이 하나, 둘씩 검증되면서 차세대 주자로 집중 조명을 받게 된다.

2002년이 '인터넷 기업이 과연 수익을 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풀린 시기였다면, 2003년은 '새롭게 뜨는 검색 사업과 해외 시장에서 누가 강자가 될 것인가'라는 의문이 불거진 시절이다.

이 시기를 인터넷 전문가들은 '시장의 담론이 바뀐 전환점'이라고 진단한다.

전통적 인터넷 비즈니스보다는 새로운 아이템들의 성장성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이미 검색과 게임 등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닦고 있었던 NHN이 새로운 담론의 대상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예견된 순서일지 모른다.

NHN은 이후 상승 곡선을 타고 다음의 벽을 넘어 가속 페달을 밟으며 달리기 시작한다.

당시 200억원 정도였던 검색 매출은 현재 연간 1천억원대로 증가했다. 지난해 NHN재팬은 연간매출 246억원, 영업이익 35억원을 돌파했다. 게임이 해외 시장 진출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쇼핑몰과 카페의 대량 트래픽을 이용한 배너광고에 수익을 의존하던 다음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폐쇄적인 카페 구조 역시 '싸이월드'라는 복병을 만났다. 대량의 트래픽을 수익화시키는 데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결국 2년만에 다음은 NHN과의 결투에서 사실상 패배를 시인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인터넷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풀어 준 기업은 다음이지만 현 시점에서 "한국 인터넷 모델이 해외에서도 통할까"라는 질문에 확신을 주는 기업은 NHN인 셈이다.

2002년 이전 수년간이 다음의 시대였다면 2003년 이후 NHN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격차 얼마나 벌어질까?

시장의 평가를 종합해 보면 두 회사의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것이란 게 중론이다.

맥쿼리증권은 4일 다음이 올해 수익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underperform)로 낮췄다. 내수 사업 부진과 라이코스 USA 손실이 지속될 것이란 게 큰 이유다. NHN에 대해서는 중립 또는 매수 의견이 압도적이다.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수익 증가와 검색 시장의 팽창이 그 이유다.

그러나, 두 회사의 격차가 앞으로 얼마나 더 벌어질까라는 문제보다는 점차 싸이클이 짧아지고 있는 인터넷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한계를 누가 극복해 낼 수 있느냐를 따져보는 편이 더 낫다는 지적이 높다.

경영진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두 회사 모두 인터넷 기업 최고의 학벌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누가 더 빨리 축적된 경험을 시스템화하고, 통합된 플랫폼에서 창조된 새로운 상품을 더 높은 수익으로 연계시킬 수 있을 지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다음이 추격의 고삐를 추스릴 수 있는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http://ww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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